부산에서는 지난 2003년 부산시 가정위탁지원센터(이하 센터)가 문을 연 이래 올해 5월 현재 1015명의 아이들이 위탁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중 90%는 조부모나 친인척의 보호 아래 있는 대리 양육 형태이고, 약 10%에 해당하는 99명의 아이들이 85세대의 일반 가정에 위탁돼 있다.
센터 강진희 소장은 "처음 센터를 개소할 당시에는 일반 위탁 가정이 10가구도 되지 않았는데 6년 동안 9~10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이는 복지 분야 자체가 탈시설화 경향을 띠면서 시설보호 보다는 가정보호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위탁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그 만큼 개선되고 확산된 때문"이라고 말했다.
센터에 위탁부모 신청을 하면 예비 위탁부모 교육 및 상담과 가정방문을 통해 대기 위탁가정으로 선정된다. 이후 보호 아동과의 관계 형성 및 친해지기 시간을 가진 뒤 위탁부모가 된다. 센터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위탁부모를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강 소장은 "보호 아동과 위탁 희망 가정을 순서대로 결연하는 것이 아니라 센터와 야외에서의 만남, 1박 2일 여행 등 3~4회 정도 관계 형성 프로그램을 거친 뒤 서로에게 맞는 아동과 위탁 가정을 결연시킨다"면서 "3~4세 정도의 유아들은 적응이 빠른 편이어서 쉽게 결연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위탁 부모가 되기위해서는 조건도 까다롭다. 우선 25세 이상으로 결혼해 육아 경험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출산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탁 가정에는 아동 1인당 월12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보호 아동이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지정될 경우에는 월 20~30만원이 아동 앞으로 지급된다.
강 소장은 가정위탁보호제도 정착을 위해 위탁 부모의 법적 권한이 보다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해외 여행을 위해 여권을 만들 때나, 통장 등 금융 거래시 친권을 가진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위탁 부모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화급을 다투는 수술동의서의 경우에는 친권자인 부모에게 연락을 해야하는데 타 지방에서 일을 하거나 장기간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재정적인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 강 소장은 "상당수 친부모들이 연락이 끊기면서 장기 위탁 형태로 갈 때가 많은데 이 때는 위탁부모와 보호 아동 사이에 사실상의 부모자식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필요한 능력개발이나 보습학원 등 사교육을 시키려고 해도 지금 보조금으로는 무리가 따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