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ＡＮＣ▶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가정의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위탁가정제도가 있죠.

입양과는 또 다른 방법인데 오늘 뉴스플러스에서 이 위탁가정의 현실과 고충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학수 기자입니다.


◀ＶＣＲ▶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아름이와 다운이. 두 아이는 친 부모가 다릅니다.


◀ＳＹＮ▶

"맛있어? 많이 먹어"

양육시설에 맡겨졌다가 돌 무렵 위탁 가정에 함께 왔습니다.

형이 셋, 누나는 둘이나 있는데 이중 세 명은 입양됐습니다.

귀염둥이 막내들을 입양하지 않은 건 좀 더 나은 여건에서 키우기 위해섭니다.

한 아이당 기초생활수급비 30만원과 양육수당 10만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ＳＹＮ▶ 조순휘/위탁가정 부모

"입양은 전적으로 다 (필요한 비용을) 대야하지만, 위탁은 조금만, 부족한 것 조금만 해주면 되고.."

아름이와 다운이는 새 가족 품에서 음악가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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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인 엄마가 가출한 민준이.

사회복지사와 함께 살다 위탁 가정으로 가게 됐습니다.


◀ＩＮＴ▶ 민준(가명,13살)/시설보호 아동

"여기서는 잘 먹는데 거기(위탁가정)는 이렇게 잘 주시지 않을 거 같아요.(새 부모님이) 화 안내는 성격(이면 좋겠고)"


마침내 새 부모님을 만나는 날


◀EFFECT▶

"아이구 어서와..."

따뜻한 환대에 마음이 놓였는지 그제서야 말문이 터집니다.


◀ＳＹＮ▶ 위탁가정 어머니-민준(가명)

"조금 소심해보이던데"

"며칠 보면 완전히 확 달라질 거예요."

새 가족은 7년 동안 위탁받아 키운 두 딸을 곧 친아버지에게 돌려보내게 된 터라 민준이가 더 반갑습니다.


◀ＩＮＴ▶ 양팔석/위탁가정 부모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누군가 나를 잡아서 후견인이 돼 줄 수 있었다는 것 그 정도만 돼주면 나는 만족하지 않겠나.."


◀ 기 자 ▶

부모의 가출이나 이혼, 학대 등으로 버려진 아이들이 한해 1만명입니다.

하지만 앞서 보신 아름이나 다운이, 민준이처럼 위탁 가정으로 가는 경우는 25%에 불과합니다.

16%가 입양, 나머지 아이들은 대부분 고아원 같은 시설로 보내집니다.

가정 위탁도 대부분 조부모나 친인척이 맡는 경우고 일반 가정에 위탁되는 아이는 7% 밖에 안 됩니다.

미국의 경우는 절반 이상이 호주의 경우는 무려 94%가 위탁 가정에서 보호를 받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위탁 가정으로 가는 아이들이 적은 걸까요?


◀ＶＣＲ▶

모든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유엔 협약에 따라, 지난 2003년 가정위탁제도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위탁 가정에 보낼지 고아원으로 보낼지는 뚜렷한 원칙조차 없습니다.


◀ＩＮＴ▶ 서영숙/부산가정위탁센터 소장

"(길게는 두 달, 보통) 보름 정도가, 아이가 위탁 가정 가기까지, 배치되기 까지

그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지자체 담당자들이 바로 시설 보호를 먼저 하는 것 같습니다."

버려진 아이들은 가정의 보살핌이 더 절실합니다.


◀ＩＮＴ▶ 위탁 가정 부모(경상북도)

"먹고 뒤돌아서면 또 먹어야 되고 또 먹어야 되고 그게 (위탁 아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더라구요.

그것이 사랑의 결핍에서 온 식탐이라고 저는 생각이 되더라고요."

위탁가정에 지원되는 양육비도 한 달 40여만 원, 유럽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됩니다.


◀ 기 자 ▶

게다가 이름은 '위탁가정' 이지만 우리 현실은 위탁 아동을 가족으로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위탁 부모들은 또 한번 상처를 입어야합니다.

위탁 가정의 고충을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ＶＣＲ▶

위탁 가정의 부모와 아이는 법적으론 동거인에 불과합니다.


◀ＩＮＴ▶ 조순휘/위탁가정 부모

"애들을 몇 년 키워줬는데 등본도 하나 못 떼고, 초본을 하나 못 떼요.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이게 뭔가..."

아이를 6년째 키우고 있는 한 위탁 부모는 요즘 가슴이 타들어갑니다.

교도소에 있는 아빠가 출소 때마다 친권을 내세우며 아이를 데려갔는데 다시 출소할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입니다.


◀ＩＮＴ▶ 위탁가정 부모(강원도)

"찜질방에서 아이를 재운 거예요. 그런데 제대로 먹이지도 못했어요. 애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담배 냄새로..."


가정 위탁 제도의 목표는 친가정 복귀, 그러나 실제로 돌아가는 비율은 13%에 불과합니다.


◀ＳＹＮ▶ 위탁가정 부모(경상북도)

"엄마 아빠 이혼한 뒤로 한 번도 못 본 상황이고, 이름만 아버지로 있는 거죠."

위탁된 아이의 안전과 행복이 최우선이 되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ＳＹＮ▶ 위탁가정 부모(강원도)

"친권이라는 게 뭐죠? 이 세상에서 (아이를) 가장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그런 의미가 우리는 친권으로 보거든요."


외국처럼 위탁부모가 친부모의 친권 제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ＳＹＮ▶ 조민선/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소장

"(키울 준비가 안 된 친부모가) 강제로 위탁 가정에 와서 아이를 데려 간다거나,

'내 아이니까 내 맘대로 데려 간다'고 했을 때 이것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저희한테는 전혀 없어요."


하지만 복지부는 몇 년째 검토만 하고 있습니다.


◀ＳＹＮ▶ 이경은/보건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장

"의견을 좀 폭넓게 수렴해서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가정 위탁이 더 활발해 지려면 무엇보다 경제적 지원도 확대 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김현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