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위탁사업 성과가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머지않아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봅니다."
22일 부산 수영구 망미1동 주민자치센터 회의실에서 만난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서영숙(39) 소장의 전망이다. 서 소장은 이날 주민자치센터에서 '효과적인 아동양육을 위한 일반위탁부모교육'을 실시했다.
시민·동사무소 담당자 인식 부족 안타까워
앞으로 홍보 강화·법 개정되면 활성화 기대
가정위탁이란 친부모나 보호자가 질병, 가출, 실직, 사망 등 이유로 자녀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일시적으로 다른 가정에서 아동을 돌봐주는 제도. 가정위탁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당시 보건복지부가 아동복지법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에 가정위탁지원센터를 세우면서부터다. 서 소장은 2003년 설립된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를 7년째 책임지고 있다. "당시 정부가 가정위탁사업을 맡은 것은 가정에 문제가 발생한 아동을 아동보호시설로 보내기보다는 다른 가정에서 키우는 게 낫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사업 시행 취지를 설명했다.
본격 시행 7년을 맞았지만 아직 성과는 미진하다.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부산의 일반가정위탁 아동 수는 66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친인척 위탁과 조부모의 대리양육까지 합쳐도 800세대에 못 미친다.
"아직까지 가정위탁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부족합니다. 홍보를 하더라도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관심이 멀어져요." 서 소장의 진지한 표정에서 안타까움이 흘러넘친다.
'문제 아동'이 발생했을 때 최종 결정권을 쥔 각 동사무소의 복지 책임자들에게도 아쉬움이 없지 않다고 그는 털어놓는다. "가장 쉬운 건 아이들을 아동복지시설로 보내버리는 겁니다. 절차가 간단하고 편하거든요. 거기에 비해 가정위탁을 하려면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1달 반에서 최고 3개월까지 걸립니다."
서 소장은 "아이를 맡아줄 가정을 찾아달라"는 전화를 하루 평균 10여통씩 받는다고 한다. 한달이면 쉬는 날을 빼고도 200통이 넘는다. 법 규정에 따라 이런 사람들은 동사무소로 연결해줄 수밖에 없다. 센터에서 임의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동사무소 담당자의 처분에 따라야 하는 것.
서 소장은 아동을 가정위탁하고 싶어 하는 예비위탁부모는 적지 않다고 한다. 현재 35가정이 아동을 가정위탁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맡을 아이가 없어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어떤 가정은 기다리다 못해 아예 다른 기관에서 입양을 해 버리기도 했어요. 그래도 나중을 위해서 가정위탁을 원하는 분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가정위탁을 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까다롭다고 한다. 먼저 자녀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또 남편은 직업이 있고 부인은 없어야 하며, 재산은 충분해야 한다. 전 가족이 동의해야 함은 물론 이웃 2명으로부터 추천도 받아야 한다. "가정위탁을 하는 세대에 대한 지원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충분하게 키울 수 있는 가정이어야 합니다."
앞으로 가정위탁 사업을 활성화할 방안에 대해 서 소장은 먼저 홍보 강화를 꼽았다. "그동안 나름대로 한다고 했지만 아직 미흡한 모양입니다. 홍보에 최선을 다해야겠어요. 그리고 곧 아동 및 청소년 관련법을 통합한 아동청소년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에 들어가면 가정위탁 사업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남태우 기자 leo@ busan.com
"가정위탁사업 성과가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머지않아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봅니다."
22일 부산 수영구 망미1동 주민자치센터 회의실에서 만난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서영숙(39) 소장의 전망이다. 서 소장은 이날 주민자치센터에서 '효과적인 아동양육을 위한 일반위탁부모교육'을 실시했다.
시민·동사무소 담당자 인식 부족 안타까워
앞으로 홍보 강화·법 개정되면 활성화 기대
가정위탁이란 친부모나 보호자가 질병, 가출, 실직, 사망 등 이유로 자녀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일시적으로 다른 가정에서 아동을 돌봐주는 제도. 가정위탁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당시 보건복지부가 아동복지법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에 가정위탁지원센터를 세우면서부터다. 서 소장은 2003년 설립된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를 7년째 책임지고 있다. "당시 정부가 가정위탁사업을 맡은 것은 가정에 문제가 발생한 아동을 아동보호시설로 보내기보다는 다른 가정에서 키우는 게 낫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사업 시행 취지를 설명했다.
본격 시행 7년을 맞았지만 아직 성과는 미진하다.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부산의 일반가정위탁 아동 수는 66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친인척 위탁과 조부모의 대리양육까지 합쳐도 800세대에 못 미친다.
"아직까지 가정위탁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부족합니다. 홍보를 하더라도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관심이 멀어져요." 서 소장의 진지한 표정에서 안타까움이 흘러넘친다.
'문제 아동'이 발생했을 때 최종 결정권을 쥔 각 동사무소의 복지 책임자들에게도 아쉬움이 없지 않다고 그는 털어놓는다. "가장 쉬운 건 아이들을 아동복지시설로 보내버리는 겁니다. 절차가 간단하고 편하거든요. 거기에 비해 가정위탁을 하려면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1달 반에서 최고 3개월까지 걸립니다."
서 소장은 "아이를 맡아줄 가정을 찾아달라"는 전화를 하루 평균 10여통씩 받는다고 한다. 한달이면 쉬는 날을 빼고도 200통이 넘는다. 법 규정에 따라 이런 사람들은 동사무소로 연결해줄 수밖에 없다. 센터에서 임의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동사무소 담당자의 처분에 따라야 하는 것.
서 소장은 아동을 가정위탁하고 싶어 하는 예비위탁부모는 적지 않다고 한다. 현재 35가정이 아동을 가정위탁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맡을 아이가 없어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어떤 가정은 기다리다 못해 아예 다른 기관에서 입양을 해 버리기도 했어요. 그래도 나중을 위해서 가정위탁을 원하는 분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가정위탁을 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까다롭다고 한다. 먼저 자녀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또 남편은 직업이 있고 부인은 없어야 하며, 재산은 충분해야 한다. 전 가족이 동의해야 함은 물론 이웃 2명으로부터 추천도 받아야 한다. "가정위탁을 하는 세대에 대한 지원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충분하게 키울 수 있는 가정이어야 합니다."
앞으로 가정위탁 사업을 활성화할 방안에 대해 서 소장은 먼저 홍보 강화를 꼽았다. "그동안 나름대로 한다고 했지만 아직 미흡한 모양입니다. 홍보에 최선을 다해야겠어요. 그리고 곧 아동 및 청소년 관련법을 통합한 아동청소년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에 들어가면 가정위탁 사업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남태우 기자 leo@ busan.com
